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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또한 장사꾼


은행의 문턱을 넘어설 때 어깨가 펴지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움츠려드는 사람이 있다. "어깨를 펴는 사람은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이고, 어깨가 움츠려드는 사람은 은행에 이용당하는 사람" 이라는 말이 있다.


서민들에게 생활자금을 융통해주는 예쁜 은행원은 순간 고마운 사람일 수 있지만, 원론적으로 보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챙겨 수익을 얻고 있는 여느 장사치와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매장이 깨끗하고 폼날 뿐이다. 


은행의 기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먹여살리는 것은 채무자들임에도 채무자들의 부끄럽게 움츠려드는 어깨를 좀 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다. 



오늘은 은행의 "고무줄 금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왜? 니들 맘대로 이자를 올리니?


중견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이모씨는 마이너스 통장 2천만원을 쓰고 있었는데, 만기가 도래해서 연장을 위해 은행에 방문했다가 기가막힌 말을 듣게 되었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대출금리가 9%에서 10.45%로 상향해야 한다는 말에 화가 났지만 당장에 필요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이자를 인상한채로 연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연체 한번 없이 이자를 꼬박꼬박 납입해 왔는데, 이씨의 입장에서는 돈은 돈대로 내고 이자는 더 올라간다는 사실에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은행원의 이야기는 당초 마이너스 통장을 체결할 당시에는 '이벤트'로 유치한 탓에 금리를 싸게 했다고도 하고, 어떤 경우는 대출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해서 그렇다고 한다.   


꼬실때는 싸게..

은행은 첫거래를 하는 고객들에게는 예금금리를 더주고, 대출금리도 깍아준다. 은행이 손님을 호객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기존에 거래를 해온 고객들의 행동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우대하지 않는다. 물론 거래의 기간이 오래되고 금액이 큰 VIP들은 예외이다. 하지만 아무리 VIP라고 하더라도 고객들로부터 얻어 낼 것은 최대한 얻어내고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은행은 자신들에게 충성하는 고객들을 교묘하게 배신하며, "고무줄 금리"의 수법을 다양하게 이용하는데, 여기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서민들일 수 밖에 없다. 


내돈을 담보로 해도 이자는 꼬박꼬박 받는다.

5천만원의 정기예금을 불입하고 있는 중에 급전이 필요하여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한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넣은 내 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해도 "내가 받는 예금금리에 1.5%가량을 더 얹어줘야 돈을 빌릴 수 있다" 내 정기예금의 금리가 3%를 받는다고 치면 5.5%의 이자를 줘야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넣은 돈의 90~95%까지 이다. 


연체이자는 또 어떤가?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내 돈을 담보로 돈을 빌려도 연체이자는 최고 20%를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국민은행은 14 ~ 21% 신한은행은 16 ~ 19%를 적용한다. 징벌적 성향이 강하다고 하지만, 2금융에 대출금리 수준으로 높다.


허울뿐인 대출금리 공시

보통 은행은 대출 시 강조하고 있는 최저금리는 보통사람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숫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신용대출 등에서 최저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일부 VIP들이나 가능한 내용이고, 실상은 은행이 공지하고 있는 최저~최고 금리에서 중간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일반고객들은 성실하게 수수료와 이자를 납부하여 은행의 흑자를 돕고 있지만, 은행은 이런 성실한 고객들을 단순한 영업의 대상으로 밖에 보고 있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하면 할말 없지만) 


은행이 이야기 하는 대출 최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한번 대출을 받은 고객은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존 고객 보다는 신규고객에게 더 많은 배려를 준비하는 것이 은행의 속성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말을 빌리면, "거래기간이 오래된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혜택에서 불리하다"라고 한다.


국내은행들이 십수조에 이르는 흑자를 보는 것이 선진금융회사들 처럼 그들의 대단한 영업기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박수쳐줄 만한 일이지만, 실상은 대출이자는 많이받고, 예금금리는 적게주는 방식으로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국내 은행들의 현실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볼때 이자수익만 5초3천억원이 전년대비 증가 하였고, 수신금리는 0.5%하락했음에도 대출금리는 0.08%올랐다.  전형적인 '금리 따먹기'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 상승하면 가계부분의 이자비용은 0.00% 증가하지만 취약계층은 4.2 ~ 5.8%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서민층의 부담은 몇 배나 상승하게 된다는 이야기 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는 것은 "은행의 이중적인 영업형태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서민 뿐" 이라는 것이며, "개인금융부채가 천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과실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은 우리삶에 큰 축을 담당할 수 밖에 없는 신용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다. 서두에 이야기 했듯이 은행 또한 장사꾼이라는 점을 명심하면, 흥정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아는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 처럼 은행을 이용할 때 좀더 똑똑해 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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